스마트팜

스마트팜 쓰레기 문제: 영양액·LED·플라스틱을 어떻게 재활용할까?

blogofsolmal 2025. 9. 26. 19:53

꽃이 펼쳐진 들판에 더러운 쓰레기통이 위치한 모습

스마트팜은 흔히 ‘친환경 농업의 미래’라고 불린다. 실제로 스마트팜은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며, 탄소 배출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기후 위기와 식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스마트팜이 정말로 완벽히 친환경적일까? 실제 운영 현장을 들여다보면 다른 이야기가 보인다. 영양액 폐기물, LED 조명의 수명 문제, 플라스틱 기반 수경재배 장비는 스마트팜이 풀어야 할 또 다른 환경 과제다.

우선 스마트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경재배 방식을 보면, 작물은 토양 대신 영양액이 담긴 수조에서 자란다. 이때 작물에 흡수되지 않고 남은 영양액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된다. 농도가 변하거나 세균이 증식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영양액에 질소, 인산, 칼륨 등 다양한 화학 성분이 들어 있어,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수질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LED 조명이다. 스마트팜은 광합성을 촉진하기 위해 특정 파장의 LED를 장시간 사용한다. 하지만 LED는 영구적이지 않다. 평균 3~5년마다 교체가 필요하며, 대규모 농장일수록 LED 폐기물은 빠르게 쌓인다. LED에는 유리, 금속, 희토류 성분이 들어 있어 단순 폐기 시 자원 낭비와 환경 부담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팜의 많은 부품은 플라스틱 기반이다. 배양통, 파이프, 식물 베드, 양액 공급 튜브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이는 가볍고 비용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수명이 다한 후에는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남는다. 따라서 스마트팜은 ‘친환경 생산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쓰레기 문제를 동반하는 양면성을 가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양액 폐기물 문제와 재활용 가능성

스마트팜에서 배출되는 영양액 폐기물은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작물은 제공된 영양분의 일부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아 수조에 쌓인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영양액은 세균 번식이나 pH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고, 결국 폐기된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다량의 화학 성분이 포함된 액체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현재 일부 스마트팜은 영양액을 정화 후 재순환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미생물 필터나 정수 장치를 활용해 불필요한 성분을 걸러내고, 다시 새로운 영양제를 혼합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폐기물 발생량을 30~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영양액을 비료화하는 것이다. 농업 연구기관에서는 스마트팜에서 버려진 영양액을 농지에 희석해 뿌리는 실험을 진행 중인데, 토양 환경에 따라 일부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다만 완벽한 해법은 아직 없다. 농지에 무분별하게 뿌리면 토양 염류 집적과 지하수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영양액을 폐수 처리 시설과 연계하거나, 수소·암모니아 추출 기술과 결합해 자원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결국 영양액 문제는 단순 폐기가 아닌, 순환 자원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해결할 수 있다.

 

LED와 플라스틱, 스마트팜의 숨겨진 쓰레기

스마트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쓰레기는 LED 조명 폐기물이다. 일반 조명보다 수명이 길다고 하지만, 대규모 농장에서 수천 개의 LED 모듈을 운영하다 보면 매년 상당한 양이 교체된다. 문제는 LED 안에 포함된 희토류 금속과 플라스틱 부품이다. 단순히 매립하거나 소각하면 환경 부담이 커지고, 동시에 자원 낭비가 발생한다. 최근 일부 기업은 LED 모듈을 재조립형 구조로 제작해, 소자만 교체하고 본체는 재사용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 방식은 자원 절약과 폐기물 감소에 효과적이지만, 아직 보편화되지는 못했다.

플라스틱 문제도 심각하다. 스마트팜의 수경재배 베드, 파이프, 용기는 대체로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설치와 유지가 쉽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기간 사용 후에는 갈라지거나 변색되어 폐기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일반 가정 폐기물보다 훨씬 많다. 특히 대형 스마트팜 단지는 톤 단위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보고도 있다.

해외 일부 연구소에서는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 기반 소재(옥수수 전분, 해조류 추출물)를 활용한 스마트팜 부품을 개발 중이다.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사용 후 플라스틱 부품을 분쇄해 다른 산업 자재로 재활용하는 시도도 있다.

이처럼 LED와 플라스틱은 스마트팜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쓰레기 문제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친환경 농업’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환경 부담 농업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순환 농업으로 가는 길: 해결책과 미래 방향

스마트팜이 진정한 친환경 농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순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영양액은 단순히 폐기하는 대신 정화·재순환 시스템을 표준화하고, LED는 모듈형 설계를 통해 재사용률을 높여야 한다. 또한 플라스틱 부품은 장기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금속·유리 기반 대체재로 바꿔야 한다.

여기에 더해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친환경 인증은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 여부에 집중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폐기물 관리와 자원 재활용 비율도 평가 기준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는 농가가 초기 투자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연구개발 차원에서는 스마트팜 쓰레기 자원화 산업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LED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회수하거나, 영양액에서 질소를 추출해 비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은 농업뿐 아니라 에너지·화학 산업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결국 스마트팜의 쓰레기 문제는 단순한 농업 현장의 불편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다. 우리가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래에는 스마트팜이 또 다른 환경 부담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스마트팜은 생산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진정한 미래 농업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다.